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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의 인생 수다방

[연악 나의 운명] 인물사진 베스트 7

참 많다 그중에 7장을 가려서 집어내라니 어려운 일도 아니지만 쉬운 일도 아니다.

"반드시 꼭 7장만 가려내 주세요" "

"알았어. 가려 줄게. 그런데 다른 배우들이 섭섭해 하면 어쩌지?"

"그럼 다시 찍어요"

"알았다. 가려 줄게"

어쩔 수 없이 수 백장의 사진 중에 7장의 사진을 가려서 집어냈다.

마치 옛날 청계천옆 사진관에 온 느낌이다. ㅎㅎ

배우는 입으로 말하는 것 보다 표정으로 말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나는 생각한다. 

이 것은 지극히 나의 개인 적인 견해이지만

좌우간 배우의 표정은 배우에겐 목숨과도 같은 것이다.

 

박연(정욱) 부드러운 거 같으나 냉정하고 차가운 남자. 세상에 쓸모없는 사람은 없다는 남자. 올곧은 이 남자의 얼굴 표정이 좋다.
백아(송민경) 운명이 되고 싶다더니 비오는 날 어디로 가시렵니까? 비오는 날 떠나야하는 슬픔을 뒤로한 채 오히려 덤덤한 표정이 좋다.
조선은 내 나라다. 성군인 세종대왕도 올바른 일을 위해선 고집이 세었던 거 같다. 백성을 이끄는 군주로서 냉철함을 보이는 세종의 표정이 좋다.

2020년 청주예술의전당에서 뮤지컬 세수(세종대왕의 초수)를 극작하고 직접 연출을 했었다.

당시에도 손건우 배우가 세종대왕 역을 맡아서 잘 임했다.

세종대왕의 피부병과 눈병에 관련 된 이야기를 쓴 내용의 창작 뮤지컬 이었는데 그 때 작품을 쓸 때 참 희한한 경험을 했다.

세종대왕의 피부병 이야기를 집필하면서 나도 피부병이 도져  수개월 동안 참 힘들게 보냈던 기억이 생생하다.

마치 너도 피부병에 걸려 봐야 내 마음을 알 것이다 하면서 나에게 피부병이 도지도록 하게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던 때였다.

밤새 온 몸뚱어리를 득득 긁어가면서 뮤지컬 대본을 썼으니 참 힘들었었다.

그렇게 힘들게 작품을 써서 공연하는데 코로나-19로 인하여 비대면 공연을 해야했던 당시 상황은 몹시 씁쓸했다.

가만히 생각을 해 보니 손건우 배우는 나의 창작품에서 세종대왕 역만 영화까지 치면 꼭 3번을 임했다.

 

신상(박근수) 여자를 탐하는데 그 방법이 좀 남다르다. 예조판서로서 별 수 없이 백아의 잔꾀에 넘어가는 쓸데없는 고민상 표정이 좋다.
비름(이영욱) 왕의 명을 받고 박연을 호위하는 무사이다. 얼굴도 잘 생기고 칼도 잘 쓰는 남자의 부드러운 살인 미소가 좋다.
이보배(서문경) 왕족 출신으로서 여자 꽁무니만 졸졸 쫓다가 결국은 그렇게 된다. 여자 때문에 울상 짖는 저 얼굴 표정이 재미있어 좋다.

 

맹사성(곽은태) 명나라의 웃음 거리가 될 것입니다! 향악의 대가로서 세종과 박연의 신악을 강력하게 반대하며 간쟁하는 고집불통 표정이 좋다.

 

여러분도 영화를 보시고 딱 7장의 사진을 가려낸다면 어떤 사진을 집어내겠습니까?

영화를 보면서 자신이 맘에 드는 장면 사진을 집어내는 것도 또 다른 하나의 재미입니다.